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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암세포가 흘린 단서, 혈소판으로 잡는다 등록일 2019.06.20 17:05
글쓴이 에디스젠 조회 189

미량의 체액만으로도 간단하게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단장 스티브 그래닉) 조윤경 그룹리더(UNIST 생명과학부 교수) 팀은 혈장에서 세포 정보가 담긴 나노소포체를 포획해 암을 진단하는‘혈소판 칩’을 개발했다.

우리 몸속 수많은 세포들은 나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s)를 주고받으며 서로 소통한다. 세포에겐 나노소포체가 자신의 소식을 전하는 일종의 편지인 셈이다. 이 때문에 암세포가 배출한 나노소포체를 분석해 암의 발생 및 전이를 진단하기 위한 연구들이 이뤄졌지만, 수많은 나노소포체 가운데 암세포 유래 나노소포체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세포의 긴밀한 조력자인 혈소판에 주목했다. 암세포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 혈소판에 둘러싸인 형태로 혈액을 통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또한 전이될 곳에 달라붙는 과정에도 혈소판이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암세포 나노소포체와 혈소판이 특별한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진은 혈소판 막을 이용해 암세포 유래 나노소포체를 쉽게 포획할 수 있는 진단 시스템을 고안했다.

우선 연구진은 미세유체칩 안에 혈소판 세포막을 바닥에 고정한 형태의 ‘혈소판 칩’을 제작했다. 체내에서 혈소판과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던 암세포는 혈소판 칩의 표면에도 결합하기 때문에 암세포에서 유래한 나노소포체만을 선택적으로 검출해낼 수 있는 것이 원리다.

1저자인 수밋 쿠마르(Sumit Kumar)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나노소포체 기반 암 진단 기술은 해당 암에 특이적인 항체를 반응시켜 나노소포체를 검출하는 원리였다”며 “하나의 질병에 하나씩 대응하는 항체 기반 진단 기술과 달리 혈소판 칩은 여러 종류의 암을 진단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연구진은 개발한 혈소판 칩을 이용한 암 진단 실험을 진행했다. 암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혈장 1µL(마이크로리터)를 혈소판 칩에 주입한 결과, 정상인에 비해 암환자의 혈장에서 다량의 나노소포체가 검출됨을 확인했다. 한편, 전이암세포 실험에서는 비전이암세포 실험보다도 더 많은 나노소포체가 검출됐다. 혈소판 칩에 검출된 나노소포체의 양을 토대로 암 발생 및 전이여부를 진단할 수 있음을 제안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거동에 대한 기초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했다는 의미가 있다. 채취한 시료에서 나노소포체를 분리·농축해야 했던 기존 기술과 달리 별도의 전처리 과정이 필요 없고, 항체 이용 방법보다 특이성, 민감성이 뛰어나 기존의 암 진단연구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윤경 그룹리더는 “체내의 혈소판-암세포 친화력을 모방해, 암세포에서 나온 나노소포체를 검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이는 복잡한 처리 없이 혈장을 그대로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소량 샘플로부터 암세포 유래 나노소포체를 검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3.325)에 5월 27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저널명
Human Platelet Membrane Functionalized Microchips with Plasmonic Codes for Cancer Detection/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저자정보
Sumit Kumar, Jae-A Han, Issac J. Michael, Dongyeob Ki, Vijaya Sunkara, Juhee Park, Shreedhar Gautam, Hong Koo Ha, Liangfang Zhang, and Yoon-Kyoung Cho*

연구내용 보충설명
암 세포와 상호 작용 하는 혈소판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한 혈소판 칩은 정상세포 유래 나노소포체와는 반응을 하지 않지만, 다양한 종류의 암 세포(전립선, 폐, 방광 및 유방암) 유래 나노소포체와는 특이적인 반응을 함을 제시했다.
또, 이 혈소판칩을 활용하여 종양 스페로이드(100μm - 2.5mm)의 성장을 모니터링하고 암 환자의 혈장을 건강한 대조군의 것과 명확하게 구별 할 수 있었다
혈소판 칩으로 검출한 나노소포체를 한 개 단위로 센 것도 또다른 성과다. 나노소포체는 매우 작고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항체가 나노소포체만 감별해 붙기 쉽지 않다. 이번 연구의 시각화를 위해서, 다양한 색깔의 나노물질(플라즈몬 공명효과를 갖는 나노 프로브)에 항체를 붙인 일종의 ‘감지센서’를 나노소포체와 반응시킨 후 암시야 현미경을 사용했다.

연구 이야기

[연구 배경]
기존의 조직검사는 직접 암이 있는 조직을 채취해야 해 통증이 수반되고, 자주 검사를 시행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혈액이나 소변과 같은 체액에서 순환종양세포, 나노소포체 등 바이오마커를 검출해 암의 조기 진단이나, 치료효과 모니터링 및 질병 예후 예측 등에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나노소포체를 활용한 암진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상세포도 많은 수의 나노소포체를 분비하기 때문에, 혈장과 같은 임상샘플 내에 존재하는 극미량의 암세포 유래 나노소포체를 선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 대부분의 나노소포체 분석 칩은 특정 암과 관련성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몇 개의 표면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임상시료로부터 나노 크기의 나노소포체를 분리, 농축, 정제를 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항체의 특이성과 민감도가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다.

[성과 차별점]
본 연구에서는 암세포의 긴밀한 동맹체인 혈소판의 작용을 이용해 생체 모방 혈소판칩을 제작한 점이 차별성이 있다. 실제 in-vivo 상에 존재하는 혈소판과 암세포 간의 특이적인 친화도를 활용하기 위하여, 혈소판막을 칩 표면에 활용한 점이 독창적이다. 암 진단에서 혈소판의 역할을 활용하여 인간 혈장 샘플의 극소량 (1 μL)에서 암 유래 나노소포체를 감지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였고, 암시야 현미경에서 플라즈몬 나노 탐침의 직접 광학 코딩에 의해 포획된 나노소포체의 갯수를 확인하였다.

[향후 연구계획]
혈소판 칩을 활용하여 다양한 암 환자의 혈장샘플을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암종을 분석하고, 특히 조기암 진단 성능 평가 및 항암치료 모니터링 등에 활용하여 임상적인 의미를 분석하고자 한다.

나노소포체 검출 및 시각화 실험 개략도
[그림 1] 나노소포체 검출 및 시각화 실험 개략도 
혈소판 막 표면(platelet membrane-cloaked surface, PMS)에는 암세포 유래 EVs에 강한 친화성을 갖는 인간 혈소판 유래 세포막 단백질을 포함 하고 있다. 항체가 결합된 플라즈모닉 암호화된 나노 프로브를 반응 챔버에 직접 주입하고 암시야 현미경(DFM)으로 모니터링 하였다.

혈소판 칩 성능과 암환자 대조군 비교
[그림 2] 혈소판 칩 성능과 암환자 대조군 비교
(a) 혈소판 멤브레인에 전립선암세포 (LNCaP) 유래 나노소포체를 반응시킨 후 얻은 대표적인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b) 혈소판칩이 검출한 나노소포체 농도. 왼쪽부터 유방 정상세포 (MCF 10A), 폐암 (A549), 방광암 (T24), 비전이성 유방암 (MCF-7) 및 전이성 유방암(MDA-MB-231) 순서다. (c) 혈소판 칩에 정상 세포 (CCD-1058Sk)로부터 유래된 나노소포체 이미지. (d) 혈소판 칩에 전립선암세포 (LNCaP) 유래 나노소포체 이미지.

혈소판 칩을 활용한 나노소포체 분석
[그림 3] 혈소판 칩을 활용한 나노소포체 분석
(a) 암세포가 커질수록 혈액 내 나노소포체 수가 증가함을 보여주는 모식도. (d) 혈소판 칩을 활용한 전립선 암 환자 (PC) 및 건강한 대조군 (HC) 유래 혈장 샘플의 플라즈모닉 반응 비교.

실험에 사용된 혈소판 칩 사진
[그림 4] 실험에 사용된 혈소판 칩 사진
통로가 넓고 얇은 칩 바닥에 혈소판 막을 고정시키고, 그 위에 색소 섞인 물을 흘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