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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이오토픽] 이산화탄소 먹는 대장균 탄생 등록일 2019.12.05 10:57
글쓴이 에디스젠 조회 2329

‘연구실의 견인차’로 유명한 세균이, 에너지는 물론 식품까지 만드는 생물학적 공장(biological factory)으로 변신할 듯.

이산화탄소 먹는 대장균 탄생

© Cell

대장균(E. coli)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연구실의 견인차 세균(lab workhorse bacterium)'으로 알려진 E. coli—풀네임은 Escherichia coli—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당(糖)이나 기타 유기분자 대신 이산화탄소를 먹고 자라도록 만들었으니 말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일컬어 이구동성으로 '새로운 이정표'라고 하고 있다. 왜냐하면 생물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생물(model organism) 중 하나의 내부 작동방식(inner working)을 극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소위 「이산화탄소 먹는 대장균(CO2-eating E. coli)」은 장차 유기탄소분자(organic carbon molecule)를 만드는 데 이용됨으로써, 바이오연료나 식품을 생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전통적 생산방법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으므로, 공기 중에서 가스를 제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11월 27일 《Cell》에 발표되었다(참고 1).

"그것은 대사적 심장이식(metabolic heart transplantation)과 같다"라고 독일 막스 플랑크 육상미생물연구소(Max-Planck-Institut für terrestrische Mikrobiologie)의 토비아스 에르프(생화학, 합성생물학)는 논평했다.

식물과 광합성 남세균(photosynthetic cyanobacteria)—산소를 만드는 수서 미생물—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를 '탄소를 포함하는 생명의 빌딩블록(DNA, 단백질, 지방 등)'으로 전환시킨다. 그러나 이런 생물들은 유전적으로 변형하기가 어려워, 생물학적 공장(biological factory)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지지부진했다.

그와 대조적으로, E. coli는 유전자를 조작하기가 비교적 쉬운 데다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변화결과를 신속히 테스트함으로써 유전적 변형을 최적화하기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E. coli는 포도당과 같은 당분을 먹고 자라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섭취하는 대신—노폐물로 배출한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의 론 밀로(시스템 생물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 E. coli의 식단(diet)을 점검해 왔다. 그들은 2016년 발표한 논문에서 이산화탄소를 먹는 균주를 만들었다고 보고했지만(참고 2), 이산화탄소는 E. coli의 탄소섭취량 중 극히 일부분을 차지할 뿐이었고, 나머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피루브산(pyruvate)이라는 유기화합물이었다.
 

이산화탄소 먹는 대장균 탄생

© phys.org(참고 3)

대장균아, 식단을 바꾸면 안 되겠니?

이번 연구에서, 밀로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전공학과 실험실 진화(lab evolution)라는 두 가지 기술을 병행하여, 모든 탄소를 이산화탄소에서 얻는 E. coli 균주를 창조했다. 먼저, 그들은 E. coli에게 한 쌍의 효소를 코딩하는 유전자들을 이식했다. 그 효소들은 광합성 미생물로 하여금 이산화탄소를 유기탄소로 전환하게 해주는데, 식물과 남세균은 이러한 전환의 동력으로 태양광을 사용하지만 E. coli에게는 그런 방식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고심 끝에 E. coli에게 또 다른 유전자를 이식했는데, 그 기능인즉 세균으로 하여금 포름산(formate)이라는 유기분자에서 에너지를 얻게 해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발한 유전자가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E. coli는 식단의 메뉴를 '달달한 것'에서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것을 완강히 거부했다. 연구팀은 E. coli를 더욱 변형하기 위해, 변형된 E. coli를 1년 동안 계대배양(繼代培養)하며, 미량의 당과 과량—지구 대기 중 농도의 약 250배—의 이산화탄소를 공급했다. 그들의 바람은, E. coli가 '새로운 식단에 적응한 변이체'를 진화시키는 것이었다. 약 200일 후, 이산화탄소를 유일한 탄소원(carbon source)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균이 처음 탄생했다. 그리고 300일 후, 그 세균들은 실험실 환경에서 (이산화탄소를 섭취하지 않는 세균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했다.

밀로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먹는 대장균」, 즉 자력영양 대장균(autotrophic E. coli)은 여전히 당을 먹고 자랄 수 있으며, 선택권이 주어지면 이산화탄소 대신 당을 연료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 자력영양 대장균의 성장속도는 통상적인 E. coli—20분마다 두 배로 늘어남—와 비교할 때 뒤늦은 편이어서, 10%의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대기 중에서 18시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 또한 그들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현재 0.041%—에서, 당분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연구팀은 자신들이 만든 세균이 더욱 빨리 성장하고, 낮은 농도의 이산화탄소에서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그들은 'E. coli가 이산화탄소를 먹고살도록 진화한 메커니즘'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불과 11개의 유전자만 변화하면 진화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로서는 그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이정표이며, 유전공학과 진화를 버무려 자연과정(natural process)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미시간 주립대학교(이스트랜싱)와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캘리포이나)의 체릴 커펠드(생명공학)는 말했다.

E. coli는 이미 인슐린이나 사람성장호르몬(human growth hormone)과 같은 유용한 화합물들의 합성버전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밀로에 따르면,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세균이 만드는 제품'의 목록을 확장하여 재생가능 연료, 식품, 그밖의 물질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이 가까운 장래에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

"이번 논문은 개념증명논문(proof-of-concept paper)이다"라고 에르프는 동의했다. "새로운 미생물이 현실에 적용되려면, 2년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Graphical Abstraction

이산화탄소 먹는 대장균 탄생

This diagram shows how researchers converted a common laboratory sugar eating (heterotrophic) E. coli bacterium (left) to produce all of its biomass from CO2 (autotrophic) by metabolic engineering combined with laboratory evolution. The new bacterium (right) uses the compound formate as a form of chemical energy to drive CO2 fixation by a synthetic metabolic pathway. The bacterium may provide the infrastructure for future industrial renewable production of food and green fuels (below). Credit: Gleizer et al.